복지부 "기존 제도 등 활용해 접근성 강화 노력하겠다"
▲희귀질환법 시행 5년째인 지금도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개선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 DB)

2016년 희귀질환법 시행 이후 희귀질환 관련 종합계획 수립과 지원대책 등이 잇따라 마련ㆍ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달리 희귀질환자들은 여전히 원샷 치료제 등 희귀질환 치료제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며,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문종인 한국척수성근위축증환우회 회장은 “스핀라자 등 희귀질환 치료제가 등장하고 보험이 적용되면서 치료가 가능해지자 희망이 생겨 기뻤으나, 기대와 달리 제한적인 급여 기준 때문에 호전 가능성이 있음에도 희귀질환자들이 치료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호흡기 의존도 ▲발병 시기 ▲보험급여 기준 ▲후발 약제에 신약 수준의 급여 규정 적용 등의 요인으로 치료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있으며, 누구는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누구는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문종인 회장은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제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효과가 있을 경우 비용 지불 또는 분할 납부하는 약가제도 도입, 후발 약제 급여 대해 신속하고 유연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태영 한국희귀ㆍ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도 “희귀의약품이 위험분담제(RSA)나 경제성평가면제 특례 혜택을 받으려면 ‘산정특례 대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과 비급여, 선별급여, 예비급여 의약품인 경우 의료비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기준에 의한 비용 걱정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도 많다”며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호소했다.

전문가들도 희귀질환 치료제 보험급여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먼저 “현행 지원체계는 산정특례 지정 등을 통해 각종 희귀질환 관련 법적 지원 혜택을 받으려면 희귀질환으로 지정된 질환이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귀질환에 대한 정의와 지정 사이의 간극 의한 진단 기준 불명확, 동일한 질환을 선천성 여부 및 이차성 질환 여부 등에 따라 희귀질환으로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체계로 인해 형평성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질환의 특성과 환자가 겪는 고통 및 삶의 질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희귀의약품 생산ㆍ판매 및 품목 허가와 신속 승인 지원책이 마련돼 있는 것과 달리 환자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험 급여에 대한 지원책 미비도 지적됐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희귀질환자의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험급여에 대한 지원책은 희귀질환법에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급여 관련 특례 조항 신설 등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대여명과 상관없이 희귀질환 치료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종혁 호서대학교 제약공학과 교수는 “희귀질환 치료제가 기대여명 2년 미만 질환을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으로 보고 해당하는 질환 치료 시에만 RSA와 경제성 평가면제 등을 실시하는 특례제도 등을 확대해 기대여명과 관계없이 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은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관련 문제점으로 거론된 희귀질환 지정 관련 세부기준 검토해보겠다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원발성 질환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희귀질환 지정 세부기준에 대한 재검토를 비롯해 선천성뿐만 아니라 후천성 희귀질환까지 희귀질환으로 지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 전문위원회, 관리위원회 의견 수렴해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희귀질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건강보험의 재정과 지속가능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소수이고, 진단이나 검사에서 잘 나오지 않는 한계가 있으며, 희귀질환 치료제가 워낙 고가의 치료제이면서 평생 사용해야 하는 치료제도 있어 급여 적정선 설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분담제와 경제성 평가 면제 등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존재하는 만큼, 기존에 있는 제도 등을 활용하고 정책적인 부분 등을 고민해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업계와 환자, 전문가 등으로부터 거론되고 있는 ‘선 등재 후 검토’ 의견에 대해서는 보험의 기본 틀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업계로부터 ‘선 등재 후 검토’와 관련해 많은 의견이 들어오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가 있겠으나, ‘선 등재 후 검토’ 자체가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 효과성 등이 입증되지 않은 약을 미리 쓰고 나중에 입증하자’는 취지의 제도인 만큼, 보험의 기본 틀을 흔들 수 있는 사항”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설사 ‘선 등재 후 검토’ 제도를 지금 바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우려되는 부분들도 존재하는 만큼 깊이 들여다봐야 할 상황”이라면서 “해당 제도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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