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 허공이
내가 허공을 향해
운다, 운다는 것은 날마다 허공을 만나는 것이다

​알을 품는 둥지의 까치를 관찰하거나
신호등 위 마침표를 찍던 저녁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 때
요란하게 구급차가 지날 때
눈물이 차오르는 까닭을 모를 때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드는 나와 똑같은 한 사람을
기다리고, 한 줄의 시도 쓸 수 없을 때

운다
울음을 통해 회복되는 것들이 있다

- 정선희, 시 '울음의 목록'


울음을 통해 회복되는 것들이 무엇일까요.
슬픔을 모두 흘려버리고 난 뒤 나를 진정시키는 힘, 아니면
묵은 내 안의 것들을 비워내 다시 일어서는 힘일까요.
슬픔보다는 기쁨의 목록에 드는 울음이면
한 방울 진주를 똑 떨어뜨려도 괜찮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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