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광복절 축사를 두고 여야가 난리다. 36년간이나 국권을 빼앗긴 채 온갖 탄압에 시달렸던 우리민족의 아픈 과거가 다시 회복되는 경축일임에도 여전히 정쟁의 소재로 남아 갑론을박하고 있는 것이다어찌 되찾은 국권이던가.

일장기 까지 군중사이에 나부끼는 모습을 보며 어렵사리 임시정부를 두고 목숨 걸고 애국활동을 벌인 순국선열들에게 이 무슨 해괴하고 미친 짓거릴까다시 한 번 더 식민지시대를 겪어봐야 정신을 차릴까.

산과바다에는 지루한 장마 끝에 찾아온 연휴라며 피서객들이 줄을 잇고 대체공휴일까지 챙겨 먹은 근로자들은 질병의 창궐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의 공포는 마치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듯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어쩌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용감한 국민의 이념적 갈등이 빚어온 군중집회는 자유와 방종의 차이를 구분치 못하게 한다.

당장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와중에도 여아는 집회의 주최 측과 관련이 있네 마네 책임론 공방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국민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다한동안 재난기금이 풀려 호구지책을 세웠다 치면 지금부터는 무슨 수로 허기진 배를 달랠 것인가.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폭염이 따가운 땡볕을 작열하게 비추면서 온갖 전염병과 해충들의 등장이 우려되는 가운데 누런 잠바 입고 기자들을 대동하며 수해현장의 들러리 섰던 정치인들은 보란 듯이 자취를 감췄다.

수혜자는 살았을 때 수혈이 필요한 것이지 숨이 멈춘 다음에는 소용없는 것이다이래저래 온갖 절차 밟다 보면 수재민들의 아픔은 뉴스에서 점차 멀어져 갈 것이다걸핏하면 대통령 인기도와 정당 지지율이 민심의 바로미터인 마냥 보도되면서 마치 국민전체의 뜻으로 비춰지는 여론몰이도 이젠 별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정작 젊은 층들의 실직율과 이에 대한 대안제시가 이슈화 되어야 하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현실적인 구제책이 우선시 되어야 함에도 여전히 막대한 혈세는 분위기에 따라 중심을 잃은 채 민심달래기의 생색에 쏟아 붓고 있다.

최근 웨딩, 장례식장, 유흥업소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 웨딩만 하더라도 관련 종사자들과 업종들이 사진, 미용, 예도, 주방, 꽃, 등 수 십 가지가 넘고 음식 조리 자체에 대한 업체들의 경영상 어려움은 아는 사람만 안다.

식사를 빼면 수익구조가 절대로 견딜 수 없는 분야가 웨딩이며 장례식장이다. 유흥업소라는 명칭으로 사치나 환락가를 연상한다면 이 또한 착각이다. 사람이 살면서 열심히 노력한 만큼 흥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음주가무는 오래 전부터 인류의 필수적인 향연이었다.

이 또한 관련 종사자부터 이어지는 2차 3차 심지어 나이트클럽 앞에 차려진 포장마차와 대리운전 기사까지 수면 위는 달라도 모두 생계가 결부된 종사자들이다. 문제는 문화의 변화다. 안 그래도 결혼기피현상이 심각했던 시기였다.

결혼안하고 아이 안 낳고 집 안사는 삼무 시대에 당장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10년 후쯤엔 재앙수준의 통계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짐작하는 바다.

인륜지 대사라는 부모들의 설득과 아직은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에 대한 로망이 있는 신혼들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이번 웨딩업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출현은 경영상 손실에 앞서 우리 민족의 존립에 대한 암울한 그림자임을 알아야 한다.

사태가 이러할진대 국민세금으로 제 때 월급 받고 먹고살 걱정 없는 분야의 정책입안자들이 벌이는 정쟁의 작태는 가히 심판의 대상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게 퍼주던 남북의 화해투자는 한미 합동 훈련을 실시할 경우 언제든 전쟁을 각오해야할 것이라는 북한의 엄포로 이어지고 대상이라고는 북한 말고 총구를 겨눌 데가 없는 국방예산이 5년간 300조원을 넘긴다는 발표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입으로는 통일을 외쳐도 정작 우리민족을 그렇게 괴롭히던 일본이나 중국을 상대로는 어떤 훈련이나 표적으로 삼지 않는 현실이 얼마나 앞뒤가 안 맞는 형국이며 부질없는 혈세의 남용일까.

오늘은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알리고이들을 위한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이다.

전 세계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이들에게 필수적 지원을 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과 봉사원들의 용기와 헌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날인데 한국에서는 2014년부터 민간단체국제기구정부가 공동으로 세계 인도주의의 날 캠페인을 개최하여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있다.

간혹 아프리카 난민들의 참혹한 주거환경과 구정물 마시는 장면을 노출하며 인도주의를 호소하는 모금을 벌이고 있지만 얼마를 거둬서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는 알 수 없다동정의 끝자락은 자위의 실천이다.

내 새끼도 굶고 있는 와중에 정작 임신과 출산의 책임을 져야할 타국난민의 생부는 어디로 갔으며 입출금이 불분명한 모금은 개선되어야 한다중요한 건 최소한 지금은 자국의 난민을 향한 인도주의가 우선시 되어야 할 시기다오백년 전에도 천 년 전에도 같은 형국으로 백성의 난을 외면한 채 이전투구를 벌인 나라였다.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사람이 우선이라 하지 않았던가.

경인매일 회장 덕암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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