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기 능력 거의 무한대. 완벽한 표음문자.

‘총, 균, 쇠’로 널리 알려진 미국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근 펴낸 ‘대변동’의 서문에서 “영어는 세계에서 가장 일관성 없고 까다로운 문자 중 하나이지만 한글은 가장 뛰어난 문자”라며 “나를 비롯해 많은 언어학자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 10월 한국에 와서도 “어느 나라 문자가 우수하냐고 물을 것도 없이 한글”이라며 “한국은 한글을 창제한 나라이고 한국인은 그 나라의 국민인 만큼 지금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능히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영어(알파벳)는 일관성이 없는 까다로운 언어(문자)다. 한자는 뜻글자인 데다 정자와 간자 그리고 발음기호가 부정확하다. 일본어는 가타카나 히라가나 한자 세 가지 문자를 섞어 써야 하며 역시 발음기호가 한글의 30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므로 AI가 가장 선호하는 언어는 만물의 소리를 다 구사할 수 있는 한국어일 것이다. 다른 문자에 비해 30∼40배의 발음을 가진 한글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자연스럽게 AI의 언어, 문자는 한국어와 한글이 될 수 있다.

AI 세계에는 언어의 장벽이 없어진다. 이 때문에 영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언어나 문자들과의 경쟁에서 한국어와 한글이 우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

바둑판은 19줄×19줄, 361개의 고지를 가지고 집짓기를 하는 것이다. 수학적 조합에서 사람이 컴퓨터를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200만 개 낱말의 조합을 컴퓨터는 계산을 해야 하지만 사람은 감성과 직관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몇 십만 대가 나서도 사람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 이근배 시인·대한민국예술원 회장 / 동아일보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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