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숙 의원 “단체헌혈 사전점검시스템 엉망”
수혈 부작용 우려가 있는 법정감염병 환자의 혈액이 유통됐다며 대한적십자사의 단체헌혈 사전점검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적십자사는 매년 약 270명의 국민으로부터 헌혈을 받고 있다. 지난해 헌혈자 수는 총 271만4819명으로 전혈 198만8560명, 성분헌혈 72만6259명이다. 올해의 경우 9월까지 199만1232명이 헌혈을 했다.

하지만 적정재고분을 채우지 못하는 혈액부족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적정재고분을 보유한 일수는 2014년 306일에서 2017년 160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올해의 경우도 9월까지 총 273일 중 5일분 이상을 비축한 적정단계는 61일, 관심단계가 212일로 나타나는 등 혈액부족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학교나 군 부대 등에서 단체헌혈을 통해 다량의 혈액을 공급받고 있는데,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8만2441개 단체에서 517만1160명에게 헌혈을 받았다. 문제는 법정감염병이 발생했던 곳에서도 무분별하게 단체헌혈을 받고 심지어 일부는 출고까지 됐다는 지적이다. 현행 혈액관리법 제7조는 법정 감염병 환자로부터 채혈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69건의 법정감염병 발생지역 단체 헌혈이 있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매년 10건 이상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했고 올해의 경우도 8월까지 4건이 발생했다.  

감염병 별로 살펴보면 볼거리가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결핵 21건, 수두 9건 순이다. 수혈 주 감염경로로 알려진 A형 간염도 3건이나 있었다.

장 의원이 세부자료를 확인한 결과 감염병 의심 또는 확진 환자로부터 채혈한 혈액 중 일부는 의료기관에 출고까지 됐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법정감염병 환자가 발생한 단체에서 총 8517명으로부터 헌혈을 받았는데 이 중 162명이 추후 감염병 의심 또는 확진 환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들로부터 채혈한 혈액제제 202유닛 중 55유닛은 이미 의료기관으로 출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출고된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됐는지 적십자사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법정감염병 대부분이 혈액을 매개체로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수혈부작용 우려가 적어 출고된 혈액에 관한 수혈 여부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적십자사는 밝혔다고. 

하지만 A형 간염의 경우 수혈이 주 감염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음에도 적십자사는 출고된 혈액제제의 수혈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장 의원은 꼬집었다.

장 의원은 “이는 현행 혈액관리법 제8조5항 ‘혈액원은 부적격혈액의 수혈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그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매년 지속적으로 감염병 발생지역에서의 단체헌혈이 이뤄진 이유를 장 의원은 ‘적십자사의 사전점검 시스템 문제’라고 판단했다.

적십자사가 단체헌혈 지역에 의사가 직접 방문하지 않고 주로 해당 지역 혈액원의 기획과 사무직원이 해당 단체 관계자에게 전화로 감염병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고 추후 사전점검표 제출을 통해서만 확인하고 있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또 사전점검표 역시 헌혈참여자를 미리 파악해 개별 작성하는 것이 아니고 단체 관계자가 외국 여행 여부, 예방접종 및 약 복용 여부, 감염병 발생 인원 등에 대해 총괄적인 사항을 기재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이어 사전점검에서 감염병 발생사실을 확인하더라도 현장에 방문도 하지 않은 제조관리사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해 채혈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감염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장 의원은 “적십자사의 행정편의주의적 허술한 단체헌혈 사전점검으로 인해 감염된 혈액이 유통돼 환자에게 수혈가지 되는 문제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혈액이 의미없이 채혈돼 폐기되는 사태까지 초래됐다”며 “단체헌혈을 받을 때는 사전에 의료인이 해당 기관을 방문해 점검하고 대상자를 상대로 한 개별 문진도 미리 실시하는 등 철저한 사전점검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감염사실이 확인되면 수혈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를 가정해 반드시 해당혈액 수혈자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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